1.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영화 정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사전 프로모션을 일전 하지 않는 이례적인 홍보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고편도 없고, 스틸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신 이번 작품엔 특히 하야오 본인 작품의 오마주가 많이 있습니다. '센과 치하로'처럼 이 세계로 가는 길목엔 인도자가 있고, '하울'처럼 문을 통해 어딘가로 가게 되고,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힘을 가진 소녀를 구하게 되며 '센과 치하로'의 유바바처럼 선역도 악역도 아닌 자가 나오며 '모노노케 히메'의 코다마처럼 귀여운 뭔가가 등장합니다. 과거 작품에 비해서 스토리라인이 상당히 불친절하고 기승전결이 매끄럽지 않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미야자키 감독의 세계관을 눈으로 탐험하면서 생각의 핵심에 도달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 감독의 제작 의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013년 영화 '바람이 분다' 때 은퇴선언을 했다가 철회를 했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만의 장편영화라 그런지 주목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이런 물음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영화를 보고 나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아닌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석하니 자신의 끝을 정해놓고 발표한 느낌이어서 매우 여운이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지브리가 우리에게 보여준 여러 작품들의 요소가 하나씩은 꼭 들어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미야자키 감독이 우리에게 주는 조촐하지만 진심을 선물 같은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 줄거리
1943년, 소년 마히토는 공습으로 인해마을 한복판에 불타는 건물에 갇힌 엄마를 구하러 불길로 뛰어들지만 엄마는 목숨을 잃고 전투기에 부품을 납품하는 공업사 간부인 아버지 일 대문에 우쓰노미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아버지 쇼이치가 처제와 재혼해서 마히토는 외갓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동생을 임신한 새엄마는 상냥하지만 마히토는 그런 새엄마에게 그저 쌀쌀맞게 굽니다. 그러던 어는날 푸른 깃털의 왜가리 한 마리가 방으로 들이닥쳐 엄마가 아직 살아있고 널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왜가리가 바로 포스터 속 왜가리입니다. 어느 날 마히토는 새엄마가 숲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새엄마는 행방불명이 됩니다. 왜가리의 깃털로 만든 화살을 부리에 맞은 왜가리는 반은 인간처럼 변하고 맙니다. 또한 편, 마히토는 집에 놓인 이상한 탑에 있는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아래 세계로 향한 뒤 미지의 영역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조우하면서 온갖 모험을 벌이고 거기서 어린 여자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4. 평점 및 후기
네이버 평점에서 6.92 평점을 기록한 이 영화는 상상력 덩어리 그 자체 입니다. 개인적으로 미야자키 머릿속의 상상의 숲을 헤치면서 나아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색도 매우 난무합니다. 원작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숙부가 수많은 편지를 교류하면서 삶의 지혜를 터득해 나가는 내용인데 미야자키 감독은 삼촌을 이 세계 저 편으로 날려버립니다. 아버지의 직업도 은행원에서 군수공장장으로 바꿔놨습니다. 집이 부자라는 것과 식모들이 많다는 점, 다양한 관계성 속에서 사회 구조와 삶의 이치를 터득하는 점만 같았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작화는 지브리 작품 전반을 통들어 가장 좋다는 평이 있습니다. 부드러우면서 역동적인 힘이 끝까지 갔습니다. 꿀렁꿀렁한 출혈묘사, 큼직한 생물의 배를 가르자 내장이 와르르 쏟아지는 장면을 보면 확실히 어른들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사운드 역시 매우 좋다는 평이 있습니다. 뭘 먹던지, 부서지던지 할 때 나오는 사운드가 사실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뭔가도 감독은 놓치지 않고 포착하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음악은 다소 아쉽다는 평이 있습니다. 지브리는 워낙 멜로디가 선명하게 기억되는데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원하는 것을 펼친 메시지가 가득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스스로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